
"4개월밖에 못 산다"는 의사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불굴의 의지로 병마를 이겨낸 예비역 군인의 사연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구미시지회 손광호 운영자문위원이다. 그는 최근 동료 전우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 주위를 놀라게 했다.
2년여 전, 손광호 회원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암세포는 이미 폐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주치의로부터 "앞으로 4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34년간 군 복무를 하며 주임원사로 전역한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절망의 끝에서 그는 오히려 군인 정신을 되살려 자신과의 싸움을 선포했다.
그는 '걷고, 먹고, 읽는다'는 3대 실천 목표를 세웠다. 수술받은 직후부터 매일 맨발로 1만 보를 걸었다. 항암치료로 입맛을 잃고 한 숟갈 넘기기도 힘든 상황에서도 음식을 입에 넣었다. 뱉어내고 토하기를 반복하면서도 '먹어야 산다'는 일념으로 식사를 거르지 않았다. 정신을 다잡기 위해 신약성서를 2번 완독했고, 매일 일기를 쓰며 하루하루를 기록했다.
스스로를 채찍질한 결과는 기적에 가까웠다. 2~3주 단위로 이어진 50차례의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뎌냈고, 마침내 폐의 암세포가 완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4개월 시한부 선고는 그렇게 과거의 일이 됐다. 그는 9월 초 51회차 항암치료와 한 달간의 면역력 강화 치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9일, 손 회원은 동료 회원 17명과 함께 동락공원 호국용사기림터 제초작업에 동참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굳건한 모습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김혁종 회장과 동료 회원들은 손 회원의 두 손을 잡고 준비한 금일봉을 전달했다. 봉투에는 "건강을 되찾아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는 뜨거운 전우애가 담겨 있었다.
김혁종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구미시지회장은 "전장에서 포탄도 이겨낸 우리 전우가 병마에 쓰러질 리 없다고 굳게 믿었다"며 "손광호 회원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력은 다른 전우들에게는 물론 절망에 빠진 모든 이들에게 큰 희망과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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