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북구 8경 중 하나인 운암지 내 관광 콘텐츠들이 시민들의 외면 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방문한 대구 북구의 운암지 수변공원. 운암지는 북구청이 지정한 북구 8경 중 하나로, 부키AR·고분군VR 체험부터 인공 폭포·인공섬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갖췄다. 그러나 상당수는 이용률이 저조하거나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부키AR은 주민참여예산 5천만 원으로 제작된 사진 촬영 앱이지만 2022년 7월 앱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가 212건 뿐이다. 전용 앱을 내려받으면 운암지를 배경으로 가상 동물과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동물 이미지가 주변 건물 위에 생성되는 등 오류가 적잖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주민 인지도도 낮다. 이날 만난 주민 A씨는 "운암지를 매일 찾지만 앱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안내판도 눈에 띄지 않는다"며 "시민들이 쓰지도 않는 앱에 예산 5천만원을 들였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탐방안내소에 설치된 고분군VR 체험도 사정은 비슷하다. VR기기는 고분군 유적과 운암지 풍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지만, 이용자가 없어 평소엔 꺼둔 채 방치돼 있다. 기기가 한 대뿐이어서 단체 이용이 어렵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광 기기의 수요도 줄면서 외면받게 됐다.
볼거리 중 하나인 인공식물섬은 잡초가 무성한 상태로 저수지 외곽으로 밀려났다. 지난봄 저수지 아래에 섬을 고정하는 끈이 끊어진 후, 복구할 대책을 찾지 못한 탓이다. 관리가 부실한 채로 반년이 흘렀지만, 아직 별다른 복구 계획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북구청은 기존 콘텐츠 개편 대신 새 사업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콘텐츠마다 담당 부서가 달라 전면 개편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존 앱보다 훨씬 활용도가 높은 관광앱을 개발할 예정이다. 8경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자원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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